茶館逍遙 차관소요

茶館逍遙 차관소요

2021.05.13 ~ 2021.07.17

전시소개

茶館逍遙 차관소요

차 마시는 공간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마음

 

차관茶館이 활기를 띤 시기는 송나라 때부터 라고 볼 수 있다

황실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사람들도 시내의 차관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게 되었는데 

오자목吳自牧이 쓴 몽량록蒙梁에 의하면 항주 도시의 찻집은 

사계절 싱싱한 꽃을 꽂고 유명한 사람의 그림을 걸고 점포의 벽면을 장식했다고 묘사한다.

송대 문인들의 네 가지 고상한 취미생활 사예四藝가 향을 사르고 차를 마시며그림을 그리고 꽃꽂이를 하는것燒香點茶, 掛畫插花인 것만 보더라도 차관이 갖는 문화의 폭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차관소요는 천 년도 넘는 시간을 지나 여전히 오늘날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차생활을 그려보려 한다

생활은 편리함과 동시에 복잡해지고 사람과의 관계는 밀접해짐과 동시에 더욱 개인적인 현대를 살고 있지만

일상은 고요함 속에 마음은 평온하며 정신은 깨어있기를 갈망한다

그래서 더욱 작가들의 삶과 이상이 담긴 각각의 기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차 생활을 제안하고 싶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만으로도 함께 나누는 취미이자 홀로도 한가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프닝>

5월 13일 (목) 오후 3시, 4시, 5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간대에 따른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오니, 오프닝 참석을 계획하시는 분은 전화를 통해 예약 바랍니다.

(02-514-1248)

 

작가소개

고지영
캔버스 위 최소한의 형태 위에 검정색, 회색 계열과 경계색으로 수없이 붓질을 반복하여 풍경을 그린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어느 계절인지, 하루의 언제인지도 애매한 순간이다. 집 한두 채와 나무, 테이블 위의 무심한 정물,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불명료한 형상은 어떠한 설명도 묘사도 없다. 이런 모호함을 완성해내는 작업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엇을 그렸는지 보다 보는 이에게 무엇이 보이는지가 중요한 고지영의 작업은 마음이 머무는 휴식과도 같은 시간을 선사한다.
권혁문
작가는 열린 자세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감각으로 재료를 익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대변하고 있는 분청사기의 기법인 <덤벙>, <귀얄>, <상감>을 자유자재로 사용한 기물을 선보인다. 제작과정에서 변수가 많은 분청 작업이기 때문에 작가는 재료의 매력을 극대화 하는 방법을 매 순간 탐구하는데, 손 맛과 흙 맛이 절묘하게 작품에 버무려지면서 조화로운 생명력을 더한다. 사용할수록 더해지는 분청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머물며 바라보기를 권해본다.
김용회
1989년 지리산자락에 정착한 김용회 작가는 지천에 널린 나무로 목다구를 만들며 나무와의 인연을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 이론적 지식 없이 작업해오며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의 작업에선 오랜 시간 체화된 숙고와 경험이 자연스레 응축되어 있다. 세월을 머금은 고재에 군더더기 없는 최소한의 손맛을 가미하여 품격 높은 자연미와 시공간을 초월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이 간직한 고아함은 불필요한 것을 뺌으로써 완성된다. 돋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우리의 시간과 의식을 풍성하게 해준다.
김은주
오랜 시간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일을 했던 편집자에서 공예작가로 전업한 <유리편집> 김은주 작가. 책상과 식탁의 그 어디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리 소품을 만들고 있다. 전직 에디터의 작품답게 그녀의 작업에는 이야기가 스며있다. 작업의 용도와 쓰임은 사용자의 몫. 규범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작가에게 다례는 개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작은 의식 이라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하는 작품은 찻자리에 생기를 더할 수 있는 소품 위주인데, 차를 접하는 작가 특유의 시선과 이야기가 테이블을 즐겁게 만든다. 자신의 작업이 삶과 분리되기 보다는 생활에 스며들기를 원한다.
김응철
김응철 작가는 사용할 때의 기능은 기본으로 가져가더라도, 테이블 위에 놓였을 때 단순하지만 형태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관, 숙우, 잔 그리고 내열토로 제작하는 탕관을 출품 한다. 그의 작업은 정교하고 세밀한 표현과 흙이 간직한 물성이 조우할 때 서로의 매력이 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재료로 표현하고자 하는 결과물에 중점을 두며 방식의 구애는 받지 않는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적 접근과 더불어 차도구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과 색감이 돋보인다.
이혜진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겸비한 이혜진 작가의 작업은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사물과 상황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얻는다. 작가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머무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더불어 유용한 가치로서의 예술을 지향해왔다. 간결한 형태와 소박한 색감, 그리고 함께 놓여지는 다른 기물까지 품는 묵직함으로 테이블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흙 판을 말고, 찢고, 접는 방식으로 제작한 화기와 다식 접시 등을 출품한다. 참여작가인 김은주 작가와의 협업도 주목해 볼 만 하다. 공예가 대화와 즐거움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기물이 되기를 바라는 바램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최기
나무의 생태를 섬세하게 다뤄내며 함께 호흡하는 목공예가 최기. 나무의 형태가 품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 작가는 나무를 거스르기보다는 한끌 한끌 손 조각으로 나무를 깎으며 저마다의 결, 옹이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 직관적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쓰임을 생각하고 나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만난 후 작업을 구상한다. 공예의 완성은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쓰여지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작가는, 작업을 하며 나무에게 위로 받았듯 작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 정성 들여 만든 작업은 쓰는 사람까지 귀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다.
한결
한결의 나무는 쓰는 사람에 따라, 형태와 소재에 따라 천의 얼굴로 변신한다. 자신의 작업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안한 작업이기를 바란다는 그는 소목장 부친의 영향을 받아 12세 첫 나주반 작업을 시작으로 작업과 삶이 줄곧 함께 해왔다. 전통을 잇는 옛날 방식으로 천연 소재의 물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제작기법과 형태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는데, 백골상태에 7번 이상 옻칠을 하고 오븐에 구워내 내구성을 높이고 특유의 깊이 있는 빛깔을 피워낸다. 재료 본연의 미감과 디테일을 살리고, 쓰임새가 좋은 것은 물론 정성스러움이 묻어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작품의 역할에 주목한다.
홍성일
홍성일 작가는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며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공예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작업뿐 만 아니라 삶을 마주하는 시각과 태도에도 깊이가 있어 통찰력과 기민한 감각이 작업에서도 묻어난다. 작가는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시적인 차 도구를 제작하는데, 과하게 투박하지도 않으며 세련된 작업이다. 복잡함과 기교를 덜어내고 차 도구 본연의 특성에 집중하고자 하는 소신을 나타낸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변화해온 사물을 수용하고 테이블 위에서 각각의 기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끝없는 탐구를 이어 나간다.

작품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