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꼬지》

2025.07.15 ~ 2025.09.11

전시소개

갤러리로얄은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작가 강진주의 전시 《모꼬지(The Time Savored)》를 개최한다. 일상 속 사진 예술의 실험을 지지하며 생활의 감각을 일깨우고자 기획된 이 전시는 갤러리로얄의 생활 속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잘 드러내는 개인전이다.

모꼬지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나누는 자리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 강진주가 수년간 응시해 온 사물들과 몸의 감각들이 모여 삶의 기억과 리듬을 나누는 사진의 잔칫상 같은 자리다. 전시뿐 아니라 어린이 미각을 살리기 위한 <오감 미각>, 한식 명장 조희숙과 함께하는 <아트 다이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엮어 사진에서 주는 사회적 메시지를 강화했다.

강진주의 시선은 삶을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리듬, 곧 자연의 순환과 맞닿아 있다. 사진 속 제철 식재료, 낡은 식기, 노동의 도구는 단순한 정물로 머물지 않고 세월이 깃든 기억의 매개체이자 몸의 언어로 작동한다. 물건이 갖고 있는 흠집과 얼룩, 표면의 결은 고유의 자취를 드러내며 우리의 삶처럼 나지막한 진동을 품고 있다.

전시는 ‘먹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흐른다. 작가가 집중하는 소재인 ‘쌀’은 우리 삶의 근원이자 결과물이며 생명의 집약체로, 작품의 다양한 현상을 잇는 구심점이 된다. 쌀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대상을 연결하는 시선은, 마치 문장 사이를 이어주는 접속사처럼 서로를 설명하고 반응하게 한다. 사진에는 쌀을 씻고 밥과 떡을 찌어 먹는 일상적인 행위의 풍경이 겹쳐, 프레임 밖 관객의 시선과 맞물려 공명한다.

이러한 감각의 공명은 갤러리로얄이 추구해 온 ‘생활 속 예술’이라는 가치와도 겹친다. 일상의 가장 밀접한 공간인 욕실에서 시작해, 사용자의 삶을 오래도록 지탱해 온 로얄앤코의 디자인 철학은, 작가가 응시한 사물의 결과도 닮았다. 시간이 스며든 감각, 반복된 몸의 기억, 그리고 그것을 오래도록 이어온 구조. 이번 전시는 단순한 사진의 전시를 넘어, 생활과 예술, 물성과 시간의 층위를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잇는 살림의 또 다른 형식이 될 것이다.

작가소개

작품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