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9 ~ 2023.02.11
전시소개
주소원, 안문수 2인 전
크리스마스 트리, 밤을 밝히는 조명들, 은은한 차향과 카드. 추운 계절인 겨울이 기다려지는 소소한 이유들을
떠올리게 되는 12월, 갤러리로얄은 주소원, 안문수 2인 전 ‘Why
winter is the best’룰 선보인다. 금속 공예, 조각가 주소원과 목공예, 조각가 안문수는 흥미로운 조형적 실험을
담은 공예, 조각, 설치 작업을 펼쳐 보인다. 두 작가는 금속과 나무라는 상반되어 보이는 성질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자연의 생명력에 기댄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이야기들을 탐구하고 이를 삼차원 공간에 확장하여 구현해낸다는 점을 공유한다.
주소원은 초기작에서부터 자연, 생명과 에너지에 관한 주제로 작은
금속 공예 작품에서부터 대형 조각 작업까지 폭넓은 작업 방식을 시도해왔다. 작가는 단단한 금속을 주
재료로 다루면서 유려한 곡선과 유기적, 기하학 형상들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디테일이 주목되는 공예 작품들을
만들어왔고, 더불어 추상 형상과 스케일을 강조한 조각 작품을 통해 매체 연구를 거듭해왔다. 특히 작가는 실용성을 강조한 금속 공예 작업을 통해 단순한 장식품의 개념이 아닌 실제 사용자의 인체와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인체의 곡선, 움직임에 대해 깊이 고려한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얻지만 자연을 모사하거나 재현하지 않고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환원한다. 식물과
동물, 여러 자연물의 형상에서 상상한 이미지들을 직관적으로 접목하곤 하는데, 특히 주소원의 작업에서 주로 나타나는 속도감 있는 곡선의 중첩들은 생명의 피어남, 강렬한 햇빛과 같은 생동감 있는 자연의 생명력을 상기시킨다. 조각과
가구 작업에도 몰두해왔던 작가는 공예 작품들에서 탐구하던 자연과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를 대형 입체 작품들에서도 이어왔다. 인체에 착용하는 금속 공예품과 생활의 공간에서 만나는 대형 조각, 가구
작품들은 삶의 이야기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추상 형태의 오너먼트와 크리스마스 트리, 샹들리에 형태의 조형물, 삶의 자리를 빛낼 아름답고 섬세한 테이블 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금속 공예 작품들을 선보인다.
안문수는 안문수는 오랜 시간 나무 자체의 물질적 특성과 이에 내재한 의미들을
다층적 조각 형식으로 탐구해왔다. 생활을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기 시작한 소품들과 각종 가구들을 비롯하여
작은 조각에서부터 대형 조각과 설치에 이르기까지 현대 조각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시각으로 탐구해왔다. 작가의
크고 작은 나무 작품들은 도색이나 인위적 가공을 최소화하여 완성된다. 특히 작가의 궤적과도 같은 조각도의
흔적들이 나무 표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인물 조각들은 안문수의 대표 작품들 중 하나인데, 이 인물들은
화려한 채색이나 구체적인 묘사가 배제되지만 예리한 해부학적 통찰로서 인체의 특징들이 잘 다루어져 있다. 단독으로
앉아있거나 서 있는 인물들은 평범한 인간, 우리의 모습을 나타낸다. 안문수는
손에 잡힐 정도의 작은 조각과 대형 조각을 통해 ‘삼차원’의 시각 예술인 조각이 동시대 미술에서 존재하는 방식을 탐구해왔고, 더불어 캔버스 위에 추상 형상의 흑단 조각들을 부착하여 2차원 매체
속 3차원의 형식을 접목하여 부조의 개념을 보다 새롭게 이끌어냈다. 계절의
변화와 빛의 노출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고 미세하게 변화하는 안문수의 나무 조각들은 유한한 존재이자 자연의 일부인 온기가 있는 인간의 ‘살’을
상기시키는데, 이를 통해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통찰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의 숨결을 고려한 설치와 조각, 부조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친근한 표정의 고래 조각들은 리듬감 있게 매달려 물결을 이루면서 상상의 세계를 연출하며, 실물 크기의 인물 조각은 보는 이들과 조우하며 공간 속 따듯한 경험을 유도한다.
빠르게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며 내일을 희망하는 겨울의 시간, 이번 ‘윈터’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두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삶의 기쁨을 공유하고 새로운 영감을 충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