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6 ~ 2024.03.07
전시소개
정하눅 개인전
<생명유지활동>
23.12.26 - 24.3.7
생명유지활동에서 작가는 니체가 말하는 인간의 ‘자기극복의지’와 그로 인해 분류되는 삶에 대한 태도를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의 형상과 미토스(mythos)를 이용하여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 개인전 에서 보여줬던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으로 명명된 우주의 행성들을 ‘인간이 상상해 낸 신들의 외형’과 ‘실제 관찰을 통해 추출할 수 있는 행성들의 색’을 직관적으로 연결하였던 그 방법론을 유지하며, 니체와 같은 철학자들이 남긴 인간에 관한 개념들을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한다.
이전 전시 <가르강튀아의 곡예사에서 작가는 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등장하는 곡예사처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뻔한 신화 이야기’라는 외줄 위에서 ‘창작’이라는 곡예를 부려야 하는 곡예사로 지칭하였었다. 이번 전시 생명유지활동에서는 그 곡예사를 땅과 하늘 사이에 부유하며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구름’을 작가 스스로에게 대입시켜 작품의 주요 요소로서 등장시킨다. 또, 그리스 신화의 플루토, 포세이돈과 같이 잘 알려진 신들의 형상이 등장은 이번 전시의 주 내용인 니체가 말하는 ‘인간의 자기극복의지와 삶에 대한 태도’를 제시하기 위해 신화를 통해 잘 알려진 그들의 성향과 스토리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본적 없을 신화 속 신들의 이미지를 인간이 구현해내고, 그걸 또 인간이 숭배하는 ‘믿으려는 의지의 활동’은 종교적 행위로서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 신들의 형상을 위대하고 무겁게 다루기보단 산발적으로 등장하는 세부적 요소들과 함께 자유롭게 상황을 구성하여 탈신화적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 화면 안에는 공간 속 또 다른 공간을 형성하여 다층적 정경이 형성되는데 이를 테면 지상과 지하의 이미지, 낮과 밤이 동시에 공존하는 시공간의 다양성은 생경한 풍경으로 재현된다. 그 풍경은 행성에서 추출된 색과 표면의 이미지로 표현되어 서로 다른 공간에서 자유롭게 배열된다. 요소로는 관조의 매체로 형상화되어 나타난 핑크 구름, 지상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달, 위태롭게 오두막과 같이 불안정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며 동시에 희망적 메시지로 서사들을 중첩시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사들은 결합되어 작가만의 방법론으로 구축된다.
나무틀 안 영속적 개념의 알루미늄 패널은 작가가 작업에 사용하는 모든 혼합된 재료들의 지지체이다. 차가운 패널 위 캔버스 천, 그리고 가장 빨리 소멸되는 종이 조각과 같이 영속적이지 않은 것들의 만남은 재료를 통해 시간의 낙차를 만든다. 서로 다른 질료들의 결합은 층위가 생겨나고 다채로운 매체들 간의 관계성에서 서로 상충하는 물성들의 결합은 조형성을 가지면서 시공간적 차이를 구축해 낸다. 화면 속 형형한 색이 뒤섞인 유화 물감의 역동적 마띠에르는 작가의 회화적 제스처를 감각하고 사실적인 형상들 사이에 까맣게 눌러 붙거나 흘러내리고 있는 검정 래커 도료의 비정형 형상은 마치 동양의 짙은 먹의 농담이 연상되는데 직관적이고 동시에 추상적이며 평면 위 묵직함을 더한다. 이처럼 작가는 실재하는 대상과 추상의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공존시키면서 매개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질적 재료들의 결합의 시도는 동서양의 경계를 허물고 재료의 한계를 넘어 기존 회화적 형식을 벗어난 정하눅만의 새로운 회화성으로 탄생된다.
이번 전시 생명유지활동을 통해 작품 속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견하면서 시지각적, 시공간의 몰입을 도모하며 경험의 확장을 일으킬 것이다. 작가 자신을 땅과 하늘 사이에 부유하며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구름’에 대입하였듯이 관람객들 또한 개인의 삶과 연결시켜 현대 사회에서의 저마다의 ‘생명유지활동’에 대해 자유롭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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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갤러리로얄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709)
■ 전시기간
2023. 12.26 (화) - 2024. 03. 07 (목)
■ 운영시간
평일 (10am - 7pm)
토 (10am - 6pm)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 관람문의
02.514.1248
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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