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8 ~ 2010.07.11
전시소개
Ⅰ. 프랑스의 현대미술 작가 마르셀 뒤샹의 [샘](1917년)은 출품 당시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 하여 관객들의 비난을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기존의 미학 개념을 송두리째 깨뜨린 마르셀 뒤샹의 시도에 있어서의 의미는 무엇일까?
Ⅱ. 이것은 예술에 대한 통념을 향한 하나의 공격이었다. 뒤샹은 그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하여 미술의 정의와 미술가의 독창성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 노골적인 도전을
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의 미술은 다다이즘의 정신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게 된다. 그는 대량생산용품, 즉 이미 제작된 물건에 대해서까지 희소성에서
오는 미적 가치가 아닌 보편성 및 대중성으로 새로운 의미부여 행위가 가능하다는, 미적 가치의 새로운
다양성을 제시하였다. <뒤샹의 변기에 대한 오마쥬>전은
전통 미학을 해체하고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 뒤샹의 깊은 예술적 통찰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되었다. 뒤샹이
화장실 변기를 예술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전람회에 출품한 사실 자체는 뻔뻔스러울지 모르나 오브제를 통해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Ⅲ. 지난해 <상상하는
뚜왈렛>전을 시작으로 매년 한차례 로얄&컴퍼니(옛 로얄토토)는 기업의 이념에 부합되는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올해는 좀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형식의 전시를 선보이게 된다. 로얄&컴퍼니(주)에서 생산되는 기성제품을 작가에게 지원하여 제작된 아트웍을 선보이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제공된 화장실의 다양한 제품들은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지시적인 매개로써의 역할을 하며 각 작가의 기존 스타일과는
다른 신선한 시도를 이끌어 낼 것을 의도하였다. 참가한 작가는 문주호,
성동훈, 신치현, 이영민, 이중근, 정국택 등 6인이다. 6인의 작가는 화장실의 다양한 오브제들의 특수성을 살려 입체·평면·뉴미디어·제품디자인 등 화법과 관점이 각기
다른 자신만의 어법으로 표현하게 된다.
Ⅳ.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미술세계를 보여주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화장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화장실은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그러나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문화적인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각기 다른 작가들의 언어를 통해 기업의 문화적 비전과 정체성을 정립해 가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 ‘화장실’은 평범하지만 독특한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현대미술 속에서 이미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모티브를 제공해왔다. 터부시되어왔던 화장실의 독특한 오브제들을 매개로 한 작업들을 통해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의미들을 전시로 담아내고자 한다. 안락함이 있는 동시에 격리된 듯한 두려움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장소의 특수성은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6명의 작가 역시 저마다 독창적인 조형어법으로 세상을 읽어내고 있다. 서로 다른 화법과 작가관으로 완성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함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일상을 가늠해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