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1 ~ 2008.01.11
전시소개
그동안 황지선(b.1952)작가는 인간의 삶이 만들어낸 사회 속에서 무시되고 방치된 다양한 군상을 조망하는데 주력해 왔다. 인간의 삶과 사회, 역사 속에서 가치 상실과 무기력, 소외 등으로 방치되고 고립된 다양한 군상들을 조망하는데서 발전하여 그 근원적 가치를 찾고 일깨우는데 주력한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인간사에 대한 풍자를 넘어 고립된 인간관계들에 대한 회복과 치유의 의지도 동시에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작품의 소재로 실뜨기, 사방치기, 주사위, 팽이, 가위바위보, 말(馬) 등을 차용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Kentauros가 폭력성, 야만성의 상징이라면 말은 인간의 역사, 문명의 상징이다. 그리스 도기화에서 말을 탄 헤라클래스가 켄타우로스를 죽이는 장면은 야만성에 대한 이성의 승리, 자연에 대한 인간 문명의 극복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가 차용하는 말의 이미지 또한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으며 나아가 절단된 말을 설치함으로써 인간 이성과 정신성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제시한다. 작가는 말의 상징을 통해 신화적 세계관과 정신적으로 부유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유목민적 기질을 동시에 암시한다. 그리고 말이나 식물 이미지를 덮고 있는 자개 조각들은 생명체와 문명의 기원과 발전, 재탄생을 상징하는 암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