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30 ~ 2018.10.07
전시소개
두드리고 빚어, 채우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일이라고 하지만 이미 우리의 시각적 경험이나 편견과 같은 축적된 이미지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하나하나의 작품에 고뇌의 무게감과 시간이 쌓아올린 완결성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완성된 하나의 작품만으로는 우리의 삶 속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게 되고는 한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자신들의 작품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두개의 공간을 설정하여 그 곳에 놓일 작품을 만들어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만든 것들이 놓일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작업의 일부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을 연출하는 것까지 우리의 몫으로 여기고 작업을 준비했다. 작품을 만들고 놓일 공간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놓일 공간을 먼저 정하고 그것에 어울리는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 다양한 과정의 결과물이다. 하나의 물건에 완성도를 높이고 존재감을 부여하는 일에 집중하던 작가들인지라 구체적인 공간을 조화롭게 채워나가는 것은 역시 도전 이상의 무게감이었다. 흙과 금속이라는 재료를 모든 출발점으로 두었던 우리가 다른 물건과 재료를 다루고 결정하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 이번 전시는 작가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함께 또 다른 고민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같이 도란도란 앉아 지나온 풍경과 여정을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과 함께 작품을 즐긴 후 다음 행선지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